선배의 도전에서 시작된 꿈
중학교 시절에 만난 한 선배의 도전이 내 미래의 방향을 바꿔놓았다. '컴퓨터 수리' 종목에 참가하며 열심히 준비하는 선배의 모습은 내게 큰 영감이 되었다. 지방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전국 대회에서 이론 문제로 고배를 마신 선배. 그런데도 그 도전 자체가 내게는 큰 동경이 되었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고, 특히 '컴퓨터프로그래밍' 종목에 도전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다.
본격적인 준비와 도전
고등학교에서는 구체적인 준비 방법을 몰라 학교 수업에만 충실했지만, 대학교에 와서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WinForms를 처음 배우면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교재로 기본적인 내용을 학습했지만, 실제 응용에서는 여러 난관에 부딪혔다. 특히 데이터베이스 연동 부분이 큰 과제였다. MS Access를 사용해야 했는데, 내게 익숙한 MySQL이나 MariaDB와 달리 호환성 문제로 별도의 드라이버(Microsoft Access Database Engine 2016)를 찾아 설치해야 했다.
이런 과정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독학의 힘: 영어 공식 문서와 함께
한국어로 된 WinForms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영어 공식 문서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번역해가며 읽었지만, 점차 자주 등장하는 프로그래밍 용어들이 눈에 익기 시작했다. 마치 새로운 언어를 배우듯, 반복적인 노출이 이해도를 높였고, 나중이 되어서야 어떤 맥락인지 이해할 수 있는 지경이 되었다.
영어 공식 문서를 참고하며 첫번째로 완성한 화면은 로그인이었다. MS Access 연동하여 계정 추가하거나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체계적인 시간 관리로 이룬 준비
Seoul42 라피씬 과정과 대회 준비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오후 6시까지는 라피씬 과정에서 리눅스 CLI를 익히고, 저녁 식사 후 8시부터 11시까지는 WinForms 문제 풀이에 집중했다. 꾸준함이 실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런 일정을 지키려 노력했다.
풀기 어려웠던 과제
가장 기억에 남는 기출문제는 '음식점 관리' 프로그램이었다. 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어렵게 느껴졌던 문제는 2018년도 전국대회 과제다. 이 프로그램은 UI는 구축할 수 있었지만, Event 처리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테이블마다 개별적으로 코딩하는 대신 효율적인 반복문 활용이 필요하다는 걸 여기서 깨달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어려운 과제를 도전하면서 코딩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걸 중요하다고 깨닫는 데 필요한 연습이었고, 또 객체 지향적 접근으로 인스턴스화했다면 더 효율적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회 당일과 값진 성과
철저한 준비가 만든 자신감
대회 전날까지도 세세한 준비에 신경 썼다. 특히 MS Access 연동에 필요한 드라이버 설치 파일을 USB에 담아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준비가 실제 대회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MS Access 연동에 문제 생겨서 손 든 선수가 있었다. 해결하는 데 소모한 시간이 얼핏 30분이 되어보였다.
시험장에서 마주한 기회
대회 당일, 문제지를 받아들고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의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문제를 읽어내려가며 조금씩 안도감이 찾아왔다.
'중고차 구매'를 주제로 한 이번 문제가 2020년 기출문제와 상당히 유사했다. 3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MS Access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WinForms와 연동한 후 SQL, C#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제였다.
체계적인 학습 전략이 빛을 발한 순간
그동안의 준비 과정이 빛을 발했다. 특히 최근 3년간의 기술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반복 학습한 전략이 주효했다. 전년도 문제는 완벽하게 익숙해질 때까지 여러 번 풀고, 전전년도 문제는 처음 풀 때부터 제한시간 안에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연습했다. 이런 체계적인 학습 방식이 실전에서 큰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
놀랍게도 이날 전국장애인기능경진대회와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선수 선발전이 동시에 진행되었고, 나는 두 대회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현직 프로그래머들도 참가한 대회에서 이룬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특별했다.
결과 발표를 들었을 때의 감정은 복잡했다. 한편으로는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었다. 이것이 내 프로그래밍 커리어의 시작이 될 거라는 생각에 책임감도 크게 느껴졌다.
성공의 비결: 기술과 마인드 컨트롤
기술적인 준비도 중요했지만, 마인드 컨트롤도 승리의 큰 요인이었다. 긴장하면 실수하기 쉽다는 것을 알았기에, 평상심을 유지하려 신경썼다.
새로운 도전을 향한 결단
전국대회 우승과 함께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기회를 얻었다. 단순한 수상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 결과로 나는 나에게 기회를 줘보자고 다독였다. 한동안 우울했던 나는 비로소 나를 용서하고 일어서기로 한다.
나는 인생에서 한 번뿐일 이 기회를 위한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대학교 1년 휴학이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더 큰 무대를 준비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이렇게 지방대회부터 시작된 나의 도전은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더 큰 세계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 국제대회를 향한 새로운 도전과 준비 과정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들려주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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