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쿼티(QWERTY)만 쓰다가 6개월전 드보락(Dvorak)으로 바꿔서 지금까지 잘 쓰고있어요. 그동안 느낀 드보락의 장점과 단점을 한번 공유해볼게요.

장점 - 손목을 너무 안움직여서 이상함

드보락을 쓰기 시작하고 익숙해 질때 쯤 느낀점으로는 손목을 너무 안움직여서 이상하다는거였어요. 정신없이 움직이는걸 기대하고 있는 제 머슬메모리를 실망시키는 느낌이었죠. 신기한건 이 느낌을 드보락을 쓰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낀다는 점이에요. 이러한 이유 중 하나로는 가장 많이 쓰이는 키가 홈로우(home row)라는 가장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밀집돼있어서에요. 아래 히트맵을 한번 보시죠.

장점 - 손이 병렬처리 최적화 업데이트 받은느낌

드보락은 양 손과 손가락의 교차를 극대화한 디자인이에요. 물론 이 디자인은 더 빠른 타자로 직결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프로그래머한테 타자 속도는 중요하지 않아요(뇌가 손가락보다 빠르다면 모를까). 프로그래머는 항상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쓰기 마련이죠. 하지만 개중에는 한손으로 왼쪽 오른쪽 위아래를 훌쩍훌쩍 오가면서 댄스를 춰야만 입력할 수 있는 단어가 많아요. 대표적인 예로 var가 있죠. 이러한 습관은 손에 피로감도 줄 뿐더러 장기적으로 건강에도 좋지 않아요(제 프로그래머 친구중 한명은 26살에 손목터널이 왔답니다). 하지만 드보락에서는 히트가 잘 분산돼있고,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요하므로 위험과 피로도가 덜하죠.

장점 - 생각보다 오래 안걸림

저는 2주도 안걸렸어요. 제가 했다는건 독자분들은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vim 나 emacs 사용법을 익히는것과 다를바 없어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금방 익숙해 질거에요.

단점(이 아닐수도 있음) - 단축키

지금은 아니지만 전에는 단축키 때문에 애좀 먹었어요. 드보락으로 바꾸면 단축키가 다음과 같이 바뀌어요.

...

그래서 제가 처음에 했던건 맥(MacOS)의 Dvorak + QWERTY Command 키보드 레이아웃을 이용하는 거였어요. 이 레이아웃은 커맨드 키를 누른는 동안에는 쿼티를 활성화 해서 커맨드 키를 이용한 단축키는 쿼티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해줘요. 하지만 다음과같은 이유로 결국엔 단축키도 드보락으로 바꿔야만 했어요

• 어떤 에디터에서는 작동이 안됨 예) 맥용 비주얼스투디오2019(Visual Studio 2019 for Mac)
• 다른 어시스턴드키(assistant key)에는 적용이 안됨. 그래서 터미널에서는 무쓸모

드보락 단축키에 익숙해지는건 금방이었어요. 익숙해 진후 쿼티 단축키와 비교해봤을때 전혀 불편한 점은 없어요.

단점 - 한글 및 다른 언어 키보드와 헷갈림

드보락에 아무리 익숙해 진다 하더라도 결국 한글이나 다른 언어를 사용할땐 특수문지나 단축키는 여전히 쿼티로 써야해요. 프로그래머들은 한글이랑 영어를 자주 섞어쓰니 언어를 바꿀때마다 단축키랑 특수문자 위치가 휙휙 바뀌면 헷갈리겠죠? 가끔 드보락인걸 까먹고 잘라내기 Cmd+x를 했다가 프로그램을 꺼버리는(드보락은 q가 x자리에 있음) 사고는 어쩔수없어요.

쿼티모드 <-> 드보락모드 로 휙휙 왔다갔다는 불가능

저는 처음 드보락을 배울때 익숙해지고 나면 영어를 쿼티랑 드보락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을줄알았어요. 하지만 아니더라고요. 한참 드보락 영타 치다가 갑자기 쿼티 영타 치려고 하면 힘들어요. 쿼티모드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좀 걸려요.

결론

드보락은 너무나도 편안하고 인체 친화적인 디자인이에요. 하지만 우리나라 개발자들처럼 다른 언어와 왔다갔다 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많이 헷갈릴 수 있어요.